금화가 나를 찾아온 건 그 일이 있고부터 1년 쯤 지나서였다. 내가 목사라는 이유로 나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아이의 할머니를 통해 몇 번 연락은 주고받았지만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꼭 1년만이었다. 금화는 그 새 길렀던 머리를 어깨위로 싹둑 잘라내고 키도 조금 자랐지만, 잿빛이 도는 얼굴과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눈만은 그대로 갖고 있었다. 그 사이 나는 가짜...
*<계절이 지나 널 잊는다면 메마른 꽃잎들은 남을텐데> 후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안 읽으셨다면 아래 링크를 타고 가셔서 읽어주세요. * 여자는 익숙한 듯 낯선 번호가 띄워진 핸드폰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디선가 본 듯, 그러나 기억나지 않는 번호. 010-xxxx-xxxx 설마, 하는 생각이 짧게 스쳐지나갈 때 전화는 끊기고, 핸드폰은 언제...
bgm: Ryuichi Sakamoto - A Flower Is Not A Flower 삼일 내도록 비가 그치지 않았다. 흐린 하늘 탓에 푸르지 않은 새벽, 문득 눈을 뜬 여운은 잠든 사이에도 놓치지 않고 두 손으로 꼭 붙잡고 있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사진 속에 박제 된 두 사람이 웃고 있었다. 겨울이면 늘 입고 다니던 검정 패딩차림에, 장난스럽게 입을 ...
BGM #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오후였다. 교대로 점심식사를 하는 팀 내 규칙상 윤리를 포함해 두세 명 남짓한 팀원들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막 돌아와 각자의 자리를 채웠고, 윤리는 자꾸만 떠오르는 생각들을 떨쳐내려 애를 쓰고 있었다. 어제 우연히 보았던 훈의 그 표정은, 여태껏 혼자만의 감상으로 여기고 있던 것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어쩌면 그 모든 감...
# “할게요.” 짧은 고민 끝에 윤리가 답했다. 삼촌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재영이었던가, 재현이었던가 이름도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는 사촌오빠의 대타로, 6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 동안 일을 맡기로 했다. 지난 명절, 피하고 피하다 어쩔 수 없이 받은 엄마의 전화에서 그 사촌오빠가 이름 난 기업에 입사했다는 소리를 얼핏 들었었다. ‘그 왜 있잖...
# 근 8개월을 쉬지 않고 달려온 끝에 만난 계절이 봄도 여름도 아닌, 애매한 계절인 것이 화근이었다. 일교차가 12도였던 어느 날, 으슬으슬한가 하면 덥고 더운가 하면 으슬으슬한 것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다. 식은땀으로 등이 젖은 셔츠위에 재킷을 걸친 영화는 조금 어질한 눈앞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퇴근하는 사원들 대부분이 영화가 선 자리를 돌...
*꼭 bgm을 들으며 읽어주세요! * 볼드체는 일본어 대사입니다. # 여름 볕이 내려쬐는 명치정(지금의 명동, 일제강점기의 행정구역) 거리 한 복판에 신식 포드 차량들이 줄지어 섰다. 검게 칠해진 차체는 위압감이 들 만치 번쩍번쩍 광을 내며 지나던 이들을 끌어 모았고, 가장 중간에 선 차에 사뿐한 걸음으로 다가 선 이는 복숭아뼈 근처에 머무르는 옥색 원피스...
*암살+아가씨 짬뽕글입니다. 독립군 옥윤이 히데코집의 가정교사 신분으로 잠입한다는 설정입니다. 장편으로 잡고있던 글인데 첫부분 일부만 올려보아요. 다수의 대사가 영화와 겹쳐요. 꼭 BGM을 틀어주세요! *기울임체는 일본어대사입니다. # 대문에서 한참을 달린 자동차가 멈춰 섰고, 차창너머로 엄격한 표정을 하고 현관에 선 노부인이 보였다. 짐가방을 한 손에 든...
*bgm은 중간에 있어요! 넣어둔 곳부터 들으며 읽어주세요. 여자는 그의 얼굴이 천사 같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의 얼굴 뿐 아니라 어쩌면 그의 모든 것이. 그 자체가, 성경에 나오는 하느님의 천사와 같다고. 어쩌면 그는 정말로 천사의 현신(現身)일는지도 모른다. 애초에 믿어본 적도 없는 신과 그 신을 섬기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 성당에 매일 같이 드나들게 ...
https://letterforu-i.postype.com/post/784289 : 레이드 1, 여기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꼭 bgm과 같이 읽어주세요. # 윤은 그 집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방이 다섯 개라는 것도, 더 자세히는 침실이 두 개, 집무실이 하나. 빈 방 하나에는 최근 운동 기구가 몇 개 들어섰고, 남은 방 하나는 드레스룸...
* bgm은 슈가볼 - 두려워질 만큼 입니다! 우린 유치해지고 자꾸 대담해지고 우리 둘만 이해하는 단어들을 만들고 건조하게 굳어갔던 내 마음이 널 만나 무너지고 널 더 보여줘 보채며 어린 모습만 보이네 널 괴롭히고 싶어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줘 우리가 맞는 모든 매일이 같은 하루가 되었으면
*단편 숨어 피는 담배의 번외편입니다. 글의 현 시점은 완결편으로부터 한 달 뒤 정도이고 영화의 과거 회상(현시점은#으로 과거회상은##으로 시작과 끝을 표시했어요!)과 그 때 했던 생각들이 주로 이어집니다. 원래의 이야기를 안 읽으셨다면 이해가 안 가실테니 혹시 이 글을 처음 클릭하셨다면 숨어 피는 담배 1부터 4까지를 읽고와주셔요. *bgm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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